손성찬 / 죠이북스
2024.02.15 출간
제 점수는요, ★★★☆☆
p.180 반면 하나님은 공동체적으로 일하시는 분이고, 하나님 나라는 공동체로만 존재할 수 있는 곳입니다. 때문에 공동체적으로 일하시는 하나님의 뜻을 외면하는 자, 그래서 타인과 함께 공동체적으로 존재할 수 없는 자는 애초에 그 나라에 들어갈 수 없습니다. 그렇다면 남은 가능성은 단 하나입니다. 자신의 유익을 위해 스스로 홀로 있음을 극한까지 추구한 자들이 갈 곳은 무한한 고립으로 충만한 ‘지옥’뿐입니다.
p.189 지출을 통해 자신의 정체성을 드러낸다는 것은 말처럼 쉽지만은 않습니다. 제 목회 임상을 토대로 볼 때, 지옥에서 천국으로 나아가는 전환, 즉 회심 과정에서 가장 늦게 전환되는 영역이 다름 아닌 지출이었습니다. 단순히 헌금을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충분히 헌금하더라도, 그 돈을 제외한 모든 돈은 자기 것이라는 마음에 자신만을 위해, 욕구의 원함을 채우기 위해 사용하는 경우가 여전히 많았습니다. 소비로 자기 존재를 세우려는 이 태도가 가장 안 바뀌고, 가장 늦게 바뀌었습니다. 그래서인지 감리교 창시자 존 웨슬리가 “진정한 회심은 호주머니가 회심할 때”라고 한 말은 적확해 보입니다.
p. 211 … 저는 이 십일조 법에 시대적 상황을 고려하여 개인적으로 달아본 주석인 ‘청지기 헌금’을 제안하고 싶습니다. 청지기 헌금은 “내 소유는 하나님의 것이고 나는 대리자일 뿐”이라는 의미로, 자신이 청지기임을 고백하는 의미의 헌금입니다.
여태 많은 기독 서적을 추천받았지만, 그 중에서 ‘돈’을 주제로 한 책은 추천받은 적이 없다. 유명한 책이더라도 그만큼 논란이 있던가, 사역자들마다 생각이 저마다 다르기도 한 주제라서 그런지, 물질주의 시대에서 가장 신앙으로 잘 다스려야 하는 분야임에도 좋은 책을 골라보기가 어려웠다.
그래서 ‘탐욕의 도구에서 사랑의 도구로’라는 부제목을 가지고 있는 이 책을 더 기대하며 펼쳐보게 됐다. 하나님이 주신 물질을 내 것이라 주장하지 않고, 하나님이 원하시는 곳에 사용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하는 내 성경적 세계관과 정확하게 들어맞는 부제목이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읽는 내내 기대함이 채워지지 않아서 아쉬웠다. 개인적으로 느끼기에는 스토리텔링이 약한 것처럼 느껴졌다. 이 메시지를 굳이 이렇게 어렵게 설명했어야 했나? 이 설명이 꼭 필요했나? 라는 생각이 종종 들었고, 그러다보니 술술 읽히기보다 이 책을 끝까지 읽는 게 맞나, 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 (솔직히 중도하차려고 했지만 여태 읽은 게 아까워서 뒷부분을 빠르게 넘겨 읽으며 겨우 완독했다.)
또 어떤 부분에서는 목회자가 확실하고 단호하게 “우리가 예수님의 제자로서 이렇게 해야 합니다!”라고 외쳐줬으면 좋겠는데, 그렇게 말하는 것을 너무 조심스러워하는 느낌이라 실망스럽기도 했다. 설교문이 책으로 엮인 것이기 때문에 회중들 앞에서 조심스러운 마음이 드는 것도 이해는 하지만, 바른 길을 타협 없이 제시하는 모습을 더 기대했었던 것 같다.
그래서 반가운 주제의 책이지만 주변에 추천하지는 않을 것 같다.